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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

외수질이란 어떤 낚시인가?

  • 2021-02-10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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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를 조류와 동조시키는 ‘다잡아 낚시’

 

영종도에서 나고 자란 필자의 후배의 외수질. 내가 아는 한 외수질로 10마리의 농어(140kg)를 판매한 유일한 사람이다. 이 사진은 4년 전 것으로, 뜰채 크기를 보면 이 농어의 씨알을 가늠할 수 있다.

너무 쉬운 낚시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난해한 낚시. 바로 ‘외수질’이다. 전통 농어낚시의 한 방법인, 어부들의 줄낚시를 뜻하는 외수질. 이 외수질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하는 낚시이고, 어떤 방법과 채비를 쓸까?

 

외수질의 어원

 

외수질의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외수(外手)’, 즉 한 손을 일컫는다는 주장이고, 두 번째는 주 미끼인 새우를 한 마리만 바늘에 꿰어 사용한다고 해서 ‘외수’라고 부른다는 주장도 있다. 세 번째로는 ‘남을 속인다’는 뜻의 ‘외수(外數)’라는 주장도 있다. 여기서 ‘질’은 ‘도구를 가지고 하는 일’을 뜻하는 접미사다.

<그림 1> 어부들이 쓰는 직사각형 모양의 외수질 자세. 나무로 만들며, 그 폭은 60cm가 넘는다.

외수질과 같은 뜻으로 ‘시울질’이라는 것도 있다. 시울질이란 ‘물고기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줄에 달린 미끼를 움직이는 동작’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고패질’과 같은 뜻이다.

외수질은 어부들의 조업방식 중 하나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지만 외수질의 원류가 여기에 있으므로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외수질 닻의 쓰임새

 

어부들의 외수질 장비는 <그림 1>의 자세(얼레)다. 특이한 건 어부들이 쓰는 외수질 자세는 그 폭이 60cm가 넘는, 나무로 만든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아마도 줄 꼬임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줄을 회수하기 위한 도구였을 거다. 지금도 나이 많은 어부들은 이 자세를 쓴다.

<그림 2> 외수질 배의 위치와 채비 흐름.

<그림 2>는 어부들이 외수질로 농어를 잡을 때 배의 위치(포지션)다. 눈에 띄는 건 닻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닻을 내린다는 건 배를 고정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외수질은 기본적으로 조류가 있는 곳에서 이루어지므로 닻을 내린다 해도 배는 조류에 따라 좌우로 계속 움직인다.

어부들의 외수질 배를 타면서 내가 놀란 건 닻줄의 위치에 따라 배의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닻줄을 배의 중심에 묶었을 때와 배의 우측, 혹은 좌측에 묶었을 때 배의 움직임이 각각 달랐다. 심지어 닻줄을 조금 풀거나 당길 때도 배는 상하좌우로 움직였다. 이 말은 즉, 어부들이 배를 의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외수질 채비동조의 원리

 

본줄은 경심 20호, 아래 줄은 8호~10호, 바늘은 가장 큰 바늘을 선호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봉돌이다. 외수질 용 봉돌은 8~15호를 주로 쓴다.

2016년 늦은 봄, 내가 사는 영종도 앞바다에서 외수질로 거둔 조과다. 이 농어는 체장이 1m다. 함께 들고 있는 삼치 씨알은 얼마나 될까? 아직도 내 몸에는 그때의 전율이 흐른다.

20호 정도의 굵은 본줄에 작은 봉돌을 단다는 건 2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바닥에서 바늘을 띄운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미끼를 완전히 조류에 태운다는 뜻이다. 이런 채비로 낚시를 하게 되면 <그림 2>와 같은 형태가 된다.

<그림 2>를 보자. 처음 내리는 채비는 a 지점으로 간다. 이후 고패질을 하면 미끼는 바로 b 지점으로 흘러갈 것이다. 미끼가 조류를 타고 계속 흐르면 마지막 k 지점까지 가고, 여기서 채비를 회수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내 채비를 조류와 완전히 동조시켜 조류 속에 있는 대상어를 낚는 것. 이것이 바로 어부들의 외수질이다.

나는 지난 수년 동안 이 방법을 지켜보고 함께 해봤다. 그리고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것은 바로 조류가 없을 때는 조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류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반드시 입질이 있었고, 엄청난 마릿수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배를 고정하지 않고 조류에 흘리면서 하는 낚시가 지금 우리가 즐기는 외수질이다.

 

외수질 채비의 두 종류

 

내가 사는 지역(인천 영종도)의 어부들이 사용하는 외수질 채비는 두 가지다.

<그림 3> 외수질 채비 타입 A.

<그림 3>의 타입 A는 봉돌까지의 길이(X)가 10~20cm이고, 아래 줄(Y)의 길이는 1.5m다. 이 타입은 봉돌을 바닥에 찍어서는 안 되는 채비다. 채비가 항상 바닥에서 떠있는 상태로 조류 속에서 입질을 받을 수 있는 타입이다. 현재 많은 낚시꾼들이 사용하는 채비다.

<그림 4> 외수질 채비 타입 B.

<그림 4>의 타입 B는 봉돌의 길이(X)가 50cm이고, 아래 줄(Y)의 길이도 50cm다. 이것은 특별한 경우에 사용하는 외수질 채비이다. 낚시 중에 계속 바닥을 찍어야 한다. 조류가 다소 빠르거나 대상어가 완전히 바닥권에 있을 때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는 채비다.

여기서 타입 B는 우리가 자주 사용할 수 없기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 그러나 타입 A는 요즘 외수질에 흔히 쓰이는 채비이므로 우리는 반드시 이 채비를 알아야 한다.

 

‘바닥 찍고 두 바퀴’의 의미

 

외수질 낚싯배를 타면 “바닥을 찍고 릴을 두 바퀴 감으라”는 선장의 말을 듣게 된다. 대부분의 꾼들은 선장의 말에 따라 릴을 두 바퀴를 감고 기다린다. 그런데 입질이 없으면 종일 이 상태로 멍하니 낚싯대만 들고 있기 마련이다. 지루하고 지겹고, 너무 힘든 낚시가 된다. 우리가 외수질을 멀리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림 5> 1.5m 길이의 아래 줄(a)은 조류를 따라 b에서 c까지, 최대 3m 폭으로 움직인다.

<그림 5>로 외수질 채비 타입 A를 다시 보자. 아래 줄 길이는 양팔 길이만큼인 1.5m다. 릴을 한 바퀴 돌리면 원줄은 70~80cm 정도 감긴다. 따라서 두 바퀴를 돌리면 원줄은 1.5m가 감긴다. 즉, 아래 줄 채비가 바닥에서 떨어진다.

선장의 ‘두 바퀴를 감으라’는 메시지는 1.5m 길이의 아래 줄 채비를 바닥에서 띄우라는 뜻이다. 이 상태에서 배가 조류를 따라 흐른다. 조류와 배가 같은 속도로 동조되면서 미끼 새우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연출된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아래 줄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최대 3m 폭을 가진다. 새우 미끼는 조류 속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입질을 받게된다.

 

외수질 미끼와 바늘

 

농어 외수질 미끼는 새우가 전형이지만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르다. 연평도에서는 새우 대신 망둥이를 쓰고, 영종도에서는 특산물인 참새우를 쓴다. 그리고 새우가 없는 철에는 숭어 치어인 동어(凍漁)를 쓰기도 한다. 심지어 이른 봄, 미끼를 구하기 힘들 때는 냉동 새우를 쓰기도 한다.

 

일반적인 외수질 바늘은 농어바늘(왼쪽)이지만 영종도 어부들은 배스 바늘을 쓴다.

외수질 바늘은 농어(스즈키, すずき)바늘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영종도 어부들이 쓰는 건 배스 바늘이다. 그러면 이들은 왜 농어바늘 대신 배스 웜에 사용하는 훅을 쓸까? 주둥이가 큰 농어의 입걸림을 쉽고, 깊게 하기 위해서다.

필자가 외수질로 낚은 농어.

외수질은 한마디로 말하면 ‘다잡아 낚시’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새우를 좋아하는 모든 물고기는 이 채비에 입질을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수질은 최소한의 조과를 보장한다. 이 때문에 초보자라 해도 외수질로 확실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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