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루어/플라이

갈치 텐야에 빠지다

  • 2021-09-23 12:00:00
  • 1.236.75.105

태종대 앞바다

생각보다 다이내믹한 재미

쑥쑥 굵어지는 씨알…, 3~4지급 마릿수 폭발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가 막 낚아낸 4지급 갈치를 들어 보인다.

“우와~! 차고 나가는 힘이 장난이 아니네요.”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그 정도로 갈치의 힘이 좋았다.

갈치 텐야. 2~3년 전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갈치낚시의 새 장르다. 이실직고하자면 나는 갈치 텐야가 어떤 낚시인지 모르고 있었다.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번 출조 전까지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낚시, 갈치 텐야

 

갈치 텐야낚시를 직접 해 보고 싶었다. 작년에도 기회를 엿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다. 그리고 올해는 일찌감치 갈치 텐야 계획을 세웠다.

부산 현지꾼 김수미 씨가 마릿수 입질을 받고 있다. 김수미 씨는 올해 갈치 텐야낚시에 입문한 후 이 낚시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한다.

누구보다 일찍 한국에 갈치 텐야낚시를 보급해오고 있는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에게 출조 일정을 졸랐다. 원래는 9월 2일이었으나 며칠째 계속 폭우 수준의 비가 내리면서 일정이 밀려버렸다. 그렇게 해서 부랴부랴 다시 잡은 날이 9월 9일. 한창 원고 마감으로 바쁠 때이지만 더 이상의 갈치 텐야 출조를 ‘폭파’시킬 수는 없었다. 급한 일을 후다닥 처리한 후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오후 7시. 부산 남구 용호동의 이기대 섭자리. 여기서 나는 박범수 대표와 함께 낚시광호(선장 김광호)에 올랐다. 여기는 용호만 유람선터미널이 있는 곳이지만 부산 시민들에게는 섭자리라는 지명으로 통하는 곳이다.

부산 낚시광호에 올라 태종대 앞바다에서 갈치낚시를 즐기는 꾼들.

용호항을 떠난 낚시광호는 남쪽 오륙도를 돌아 영도를 지난다. 출항한 지 20여 분 후 낚시광호가 자리를 잡은 곳은 유명한 태종대 자갈마당이 보이는 해역.

9월의 해는 짧게 넘어갔다. 곧이어 집어등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꾼들의 채비가 하나둘씩 내려간다. 바닥까지의 수심은 25m.

 

입질 빠르고 확실한 미끼 ‘샛줄멸’

 

입질은 바로 들어온다. 쯔리겐 루어 필드스태프 허선웅 씨가 오른쪽 선미에서 마수걸이를 한다. 이윽고 맞은편의 박범수 대표도 입질을 받아낸다.

 

이번 갈치 텐야에 쓴 미끼 ‘샛줄멸’. 갈치 텐야 미끼 중에서는 가장 입질이 빠르다. 일본어로 ‘기비나고(キビナゴ)’라 불리는 것으로, 낚시점에서 구할 수 있다. 20마리 정도가 든 1팩에 6,000원 선.

이날 취재팀이 쓴 텐야 미끼는 샛줄멸(샛줄멸치). 일본어로 ‘기비나고(キビナゴ)’라 불리는 어종이다. 제주 비양도에서는 ‘꽃멸치’라고 부르는데, 엄밀히 따지면 멸치과가 아닌 청어과에 속하는 어종이다.

어쨌든 입질은 가히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오늘 10물이거든요. 물이 빨라요. 텐야도 무거운 걸 써야 할 겁니다.”

김광호 선장은 최근 비가 많이 내린데다 조류가 빠른 날이라 조과를 걱정했나 보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다. ‘이렇게 많이 낚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낚인다.

 

유튜브 ‘쌍디채널’을 운영하는 김남곤 씨. 김 씨는 이날 촬영을 하면서 꽤 많은 마릿수 재미를 봤다.

“펑~!” “슈웅~ 펑~! 펑~!”

멀리 태종대 밤하늘에 불꽃이 솟는다. 포장마차가 모여있는 유흥가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갈치낚시를 하는 우리의 호황을 축하해주는 겁니다.”

허선웅 씨가 너스레를 떤다. 입질이 워낙 잦으니 이미 마음의 여유가 가득한 거다. 실제로 박범수 대표 옆에서 낚시를 하는 김남곤 씨(유튜브 ‘쌍디채널’ 운영자)는 한 번에 한 마리씩 ‘또박또박’ 낚아내고 있다. 채비를 내리고 일정 수심층에서 약간의 액션을 준 후 릴링을 하면 바로 한 마리씩 올라오는 식이다.

 

허선웅 쯔리겐 필드스태프도 텐야로 마릿수 입질을 받았다.(왼쪽)

막 낚아낸 갈치를 살펴보고 있는 안태호 씨.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박범수 사장이 준비해준 낚싯대를 잡았다. 수심계가 있는 베이트릴 채비. 미끼로 쓰는 샛줄멸 한 마리를 텐야 바늘에 꽂고 와이어로 칭칭 감았다. 박범수 대표 옆에서 바로 채비를 내려본다.

 

까딱거리다가 갑자기 ‘후욱~!“

 

주르륵 내려가던 원줄이 턱 멎는다. 수심계를 보니 30m. 릴 핸들을 몇 바퀴 돌려 일단 채비를 띄운다.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낚싯대를 쳐올리면서 액션을 주는 게 좋습니다.”

박범수 대표가 옆에서 살뜰하게 코칭한다.

 

장진호 씨도 이날 갈치 텐야낚시로 아이스박스를 채웠다.(왼쪽)

낚여 올라온 갈치를 텐야채비와 함께 보여주는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

나는 마치 에깅의 샤크리를 하듯 낚싯대를 쳐올리면서 동시에 릴을 감는다. 이런 나의 움직임이 어설퍼 보였나 보다. 박범수 대표가 시범을 보인다.

“잘 보세요. 이게 예신입니다.”

박 대표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은 초릿대를 향하고 있다. 초릿대가 까딱까딱 고개를 끄덕인다.

“본신은 낚싯대를 확 가져가는 겁니다.”

박 대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릿대가 수면으로 확 고꾸라진다.

“핑~!” “찌이익~!”

더블히트를 기록한 우동수(왼쪽), 허선웅 씨.

힘껏 챔질한 낚싯대에서 원줄이 팽팽해지고 릴 스풀이 거꾸로 돌아간다. 박범수 대표는 낚싯대를 하늘로 세우고 천천히 릴을 감는다. 이내 수면에 떠오르는 은빛 물결. 3지 이상으로 보이는 제법 굵은 씨알의 갈치가 낚여 올라온다.

다시 낚싯대를 넘겨받은 나. 텐야에 굵은 샛줄멸치 한 마리를 감고 채비를 내려본다. 바닥까지 채비를 내릴 필요는 없다. 지금은 거의 중층에서 입질이 들어오는 상황. 20m 정도 내려갔을 때 채비를 멈추고 나름 액션을 연출해본다. 그러면서 천천히 채비를 위로 올리면서 표층까지 탐색을 한다.

“투둑, 투두둑.”

드디어 나에게도 입질이 들어온다. 그런데 언제 챔질해야 하나?

움찔움찔 챔질 타이밍만 잡다가 첫 입질을 허무하게 놓쳤다. 올려본 텐야에는 갈치의 공격을 받은 샛줄멸이 너덜너덜하다.

 

짜릿한 손맛, 갈치낚시의 색다른 재미

 

다시 채비 투입. 좀 전보다 공격적인 액션을 연출해본다. 좀 더 크게 낚싯대를 쳐올리면서 채비를 폴링시킨다. 이때 다시 들어오는 예신.

낚아낸 갈치를 자랑하는 김수미 씨.

“투둑, 투두둑.”

이번에는 느긋하게 기다려본다. 그러자 이내 초릿대가 확 고꾸라진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챔질.

“우웃~. 우와~!”

비명 같은 탄성이 나온다. 엄청난 힘이 낚싯대를 당기고 있다. 역회전하는 스풀을 보면서 릴링. 지금까지 낚아본 다른 어종과는 차원이 다른 손맛이다. 좌우로 째고 달리는 힘이 대단하다. 그렇게 낚은 놈은 수면까지 떠올라와서도 마지막까지 힘을 쓰는 3지급 갈치였다.

이건 꽁치 미끼를 쓰는 외줄 갈치낚시와는 완전히 다른 낚시다. 외줄 갈치낚시가 ‘조업’이라면 갈치 텐야는 그야말로 ‘낚시’의 즐거움에 충실한 ‘피싱’이었다.

이후 나는 자정 무렵까지 20~30마리의 갈치를 텐야 채비로 낚았다. 입질은 대부분 채비를 올리면서 받았고, 간혹 채비가 내려가는 도중에 입질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때는 원줄의 텐션이 갑자기 무너지는 형태로 입질이 연출됐다. 즉, 팽팽하게 내려가던 원줄이 무슨 이유에선지 느슨해지는 것. 그것도 입질이었다.

“갈치가 아래에서 위로 텐야를 공격하는 겁니다.”

박범수 대표의 상황 해설이다. 갈치가 밑에서 위로 쳐 올라오며 텐야를 공격하면 이런 식으로 원줄이 느슨해지는 입질로 표현된다.

이날 나의 갈치 텐야 첫 출조는 성공적이었다. 마릿수 조과는 말할 것 없고, 개인적으로는 ‘낚는 재미’가 남다른 낚시, 그게 바로 이 갈치 텐야의 매력이었다. 그 정도로 짜릿한 손맛이 보장되는, 다이내믹한 낚시가 갈치 텐야낚시다.

부산 용호항(이기대 섭자리)에서 오후 7시에 출항하는 낚시광호는 다음 날 새벽 2시쯤 철수한다. 선비는 1인 6만 원.

 

조황 및 출조 문의 | 부산 낚시광호 010-8609-7812

 

게시글 공유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