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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오징어 팁런 에깅 | 역대급 호황 행진

  • 2021-10-20 10:41:00
  • 1.236.75.105

울진 앞바다, 킬로그램 오버급 먹물 파티

 

막 낚아낸 킬로그램급 무늬오징어를 들고 환하게 웃는 박현준 사무장.

“낮보다는 밤에 굵은 씨알이 낚입니다.”

지난 9월 말. 경북 울진 오산항의 이영수 이프로2호 선장(다이와 루어 필드스태프)이 전화로 나에게 전한 말이다.

이 무렵 이프로2호의 팁런 에깅 출항 시각은 오후 4시였다.

1주일 정도 지난 10월 4일. 나는 오산항에서 이프로2호에 올랐다.

노을이 아름다운 기성 앞바다.

10월 초의 오후 햇살은 제법 따가웠다. 가을 더위가 남아있었다. 이프로2호는 오후 4시 정각에 오산항을 빠져나갔다. 배는 꾼들로 거의 만석이다.

“올해는 무늬오징어 조황이 너무 좋아서 평일에도 거의 자리가 없어요.”

박현준 사무장은 자신의 일이 늘어나도 손님이 많아지는 게 더 좋단다.

배는 남쪽으로 10분 정도 내려가서 멎는다. 망양휴게소가 보이는 곳이 첫 포인트다.

“히트~!”

박현준 이프로2호 사무장이 킬로그램급 무늬오징어를 걸어 뜰채로 랜딩하고 있다.

왼쪽 뱃머리에서 첫 입질이 들어온다. 주인공은 박현준 사무장. 여유 있게 풀어둔 드랙이 역회전하며 경쾌한 소리를 낸다. 제법 씨알이 굵은 놈이라는 증거다. 이윽고 수면에 올라오는 시커먼 무엇. 역시 ‘들어뽕’으로 랜딩하기에는 버거운 씨알이다.

박 사무장은 왼손으로 낚싯대를 세워들고 오른손으로는 뜰채를 내린다. 이내 굵은 무늬오징어가 뜰채 안으로 쑥 들어간다. 마수걸이가 킬로그램 오버급이다. 그것도 아직 훤한 시각에….

 

선미에서 마릿수 입질을 받은 배경호 씨.(왼쪽)

강광중 씨는 무늬오징어 마릿수 손맛과 함께 덤으로 문어까지 낚았다.

나는 조타실의 어탐기를 확인해 본다. 수온 25.1도. 올해 동해에 무늬오징어가 풍년인 게 이유가 있었다. 최근 2~3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10월 고수온이다.

박현준 사무장의 첫 히트를 신호탄으로 갑판 전역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선미에 있는 후포꾼 배경호 씨가 박 사무장이 낚은 것보다 약간 작은 무늬오징어를 올린다. 그 맞은 편의 원성훈 씨도 바통을 이어받는다.

우당탕탕 쏟아지던 입질은,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입질이 뜸해지자 이영수 선장은 바로 배에 시동을 건다.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는 배. 이번에는 기성항 앞바다.

이날 31마리라는 기록적인 마릿수를 채운 원성훈 씨.

포인트 수심은 대체로 일정한 편이다. 10~15m. 이번에도 첫 입질은 박현준 사무장의 차지였다. 박 사무장의 3.5호 푸른색 계열의 에메랄다스 에기는 또 킬로그램 오버급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유혹했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육지 쪽으로 해가 넘어가면서 동해가 붉게 물드는 시각.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든다.

이병철 씨도 뱃머리에서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해가 지고 나면 낚이는 씨알이 작아져요.”

박현준 사무장의 이 말은 곧바로 입증된다. 뱃머리의 강광중 씨와 유정우 씨가 더블히트한 무늬오징어는 400~500g 정도 씨알이다.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씨알이 반 토막이 난 거다. 그러나 마릿수 입질만큼은 손이 바쁠 지경이다. 특히 선미에서 조용히 손맛을 보는 원성훈 씨는 이미 10여 마리를 낚았다.

저녁 8시. 나도 낚싯대를 들었다. 유양산업사에서 팁런 전용대로 만든 보트 이카. 박 사무장에게 에기 하나를 얻어 채비를 던져본다. 주르륵 풀려나가던 원줄이 축 늘어진다. 에기가 바닥에 닿았다는 뜻이다. 원줄이 팽팽하도록 릴을 감은 후 서너 차례 저킹, 그리고 가만히 내버려 둔다. 지금 조류는 0.6~0.7노트 정도로 흐르고 있다. 잠시 기다린 후 다시 서너 차례 저킹. 에기가 내려가면서 조류를 탄다. 다시 원줄이 팽팽해질 때 로드(보트 이카) 초릿대가 휙 달아나는 게 보인다.

박현준 사무장의 장비와 조과. 이그지스트 3000s 릴 + 에메랄다스 AGS 로드 + 에메랄다스 3.5호 에기.

팁런 에깅의 전형적인 입질이다. 힘껏 챔질하니 묵직한 느낌이 전해진다. 한 번 더 확인 챔질을 하면서 에기 바늘을 무늬오징어의 다리에 깊이 꽂는다. 이제부터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릴만 감으면 된다. 이윽고 수면에 올라오는 놈은 600g 정도 돼 보이는 무늬오징어.

나는 이런 준수한 씨알을 연속으로 두 마리 낚은 후 킬로그램급 씨알도 한 마리 추가했다. 그렇게 두어 시간 동안 내가 낚아낸 무늬오징어는 5~6마리. 마음 먹고 첫 포인트부터 낚싯대를 잡았더라면 최소 10마리 이상은 손맛을 봤으리라.

이날 기자가 무늬오징어 손맛을 보는 데 사용한 로드. 유양산업사의 팁런 전용대 ‘보트 이카’.

이프로2호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바닥 수중여 포인트를 훑는다. 이영수 선장은 팁런이 한국에 소개된 후 이 일대 바닥을 꼼꼼히 체크 해 왔다. 그 데이터가 지금 이프로2호의 플로터에 그대로 쌓여 있고, 지금은 거의 매일 150여 마리 이상의 마릿수 조과를 올리고 있다. 이날도 이프로2호에 탄 15명의 꾼들이 만들어낸 마릿수는 170마리 이상. 원성훈 씨가 31마리로 장원을 차지했다.

 

“아슬아슬했네~!” 양승한 씨.(왼쪽)

유정우 씨가 막 낚아낸 무늬오징어를 들어 보인다.

울진 오산항의 이프로2호의 무늬오징어 팁런 에깅은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오후 4시 출항해서 밤 11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선비는 8만 원.

 

 

출조 문의 | 울진 이프로호 010-3591-6565 / 네이버 밴드 ‘이프로호’

 

팁런 에깅의 물속 이미지

팁런은 큰 의미에서 에깅의 한 장르다. 그러나 기존의 캐스팅 게임 개념의 에깅과는 기법에서 그 차이가 크다. 따라서 팁런 에깅을 시작하려면 기존 에깅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1-1>과 <그림 1-2>는 기존 에깅과 팁런 에깅의 이미지다.

팁런 에깅의 키워드는 ‘에기의 평행이동’이다. <그림 1-2>와 같이 포인트 머무는 보트는 조류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후 조류를 따라 흐르는 자연스러운 배의 움직임(이동)을 이용해서 에기를 평행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팁런 에깅의 기본 이미지다.

 

팁런 에깅의 장비와 채비

팁런에깅을 제대로 구사하려면 <그림 2>와 같은 전용 장비와 채비가 필요하다.

① 로드 | 기존의 에깅 로드와는 달리 팁런 에깅 로드는 초릿대가 아주 부드럽다. 볼락 루어낚싯대의 초릿대를 생각하면 연상이 쉬울 것이다. 그에 반해 손잡이 부분(바트)은 기존 에깅 로드보다 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② 라인 | 기존 에깅과 마찬가지로 팁런 에깅 라인 역시 합사를 쓴다. 배가 조류를 따라 흐르기 때문에 라인은 조류의 영향을 받기 쉽다. 따라서 팁런 에깅용 합사는 기존 에깅용 합사보다 한두 호수 가는 걸 쓴다. 기존 에깅용 합사가 1~1.5호라면 팁런 에깅용 합사의 기본은 0.6호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0.4호 합사를 쓰기도 한다.

③ 릴 | 베이트 캐스팅용 팁런 에깅 릴도 있지만 팁런 에깅용 릴의 기본은 스피닝릴이다. 중요한 것은 드랙의 성능. 우리는 흔히 최대 드랙력이 큰 릴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에는 인식의 오류가 있다. 드랙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버틸 수 있는 힘(최대 드랙력)’이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라인을 방출하는가’이다. 릴에 힘이 전달될 때 라인이 안정적으로 방출되는 릴이 좋은 것이다. 이런 드랙을 가진 릴을 써야 가는 라인으로도 보다 큰 씨알을 무난하게 낚아낼 수 있다.

④ 에기 | 기존 에깅과 무게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에깅의 3호 에기의 무게는 12~15g이 기본이지만 같은 호수의 팁런 에깅용 에기의 무게는 25~30g 정도로 무겁다. 물론 기존 에기에 싱커를 추가해서 팁런 에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기와 팁런 에기의 또 다른 차이점은 기존 에기의 라인 아이(line eye)는 에기의 주둥이 끝에 있지만 팁런 에기의 라인 아이는 에기의 이마에 있다. 이 차이는 물속 에기 액션 차이에서 비롯된다. 즉, 기존 에기는 바닥→저킹→폴링의 반복 액션으로, 떨어질 때(폴링) 대가리가 아래를 향하지만 팁런 에깅은 수평 이동이 기본이므로 대가리가 바닥을 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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