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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메탈 게임

  • 2021-05-31 15:30:00
  • 1.236.75.105

바닷속에서 날아올라오는 ‘맛있는 어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쑥쑥 굵어진다”

 

시끄럽던 엔진 소리가 잦아든다. 선실에 누워있던 꾼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40분. 뉴금강호가 삼천포항에서 출항한 시각이 오후 3시였으니, 꼬박 3시간 반 이상을 달려온 셈이다.

출항 전 ‘선실에서 한숨 주무시라’는 뉴금강호 박성현 선장의 말을 들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시각에 잠이 올까?’ 싶었다. 그런데 선실에 눕자마자 나는 쉽게 눈이 감겼다. 서울에서 삼천포항까지 5시간을 운전한 피로감과 누운 몸을 적당히 흔들어대는 너울이 나에게 3시간의 ‘꿀잠’을 선사했다.

 

 

삼천포항에서 4시간, 대마도 동북쪽 해상

 

뉴금강호 위에서 꾼들이 한치를 노리고 있다.

갑판으로 나갔다. 아직은 사방이 훤하다. 꾼들은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물닻(풍)은 내려졌다. 여기가 포인트인 모양이다.

“어제는 60~70m 수심층에서 입질이 들어왔어요. 노란색, 흰색, 빨간색 슷테에 반응이 좋았습니다.”

박성현 선장이 꾼들에게 최근 한치 조황과 채비 정보를 알려준다.

사방을 둘러봐도 섬 하나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쯤일까? 나는 스마트폰에서 지도 앱을 띄웠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빨간 점 하나. 내 위치가 깜빡거린다. 금오열도의 남쪽 끝 섬, 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30km나 떨어진 바다 위.

이날 첫 한치 손맛을 보고 있는 노영민 씨.

지난 5월 22일 저녁 7시 반. 서쪽 수평선에 반쯤 걸린 해가 이제 막 넘어가고 있다. 뉴금강호의 집어등이 일제히 불을 밝힌다.

왼쪽 뱃머리에 있는 노영민 씨가 먼저 입질을 받는다.

“65m~!”

노영민 씨는 큰 소리로 자신이 받아낸 입질 수심층을 알린다. 한치 낚시는 입질 수심층을 빨리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노 씨는 다른 꾼들에게 자신이 낚아낸 한치가 몇 미터 수심에서 입질을 한 건지 알려주는 거다.

대구에서 온 박준영 씨는 이날 가장 많은 마릿수 손맛을 봤다.

배에 있는 다른 꾼들도 모두 자신의 채비 수심을 65m로 맞춘다. 그러자 이번에는 오른쪽 뱃머리에 있는 대구꾼 박준영 씨가 비슷한 씨알의 한치 한 마리를 낚아 올린다.

 

“한 사람이 400마리 담아갔어요”

 

이때부터 마릿수 한치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박준영 씨 옆에 있는 진주꾼 조용주 씨가 꽤 씨알 굵은 한치 입질을 받았고, 오른쪽 선미에서도 연속 히트 소리가 들린다.

물닻을 내린 배가 조류를 따라 흘러가면서 뱃머리부터 선미까지 차례로 한치 입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입질 수심층은 60~65m권.

“아직 한치 떼가 위로 많이 떠오르지는 않네요.”

박성현 선장은 10~20m 정도 수심층에서 입질할 때 마릿수 호황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1주일 전에는 한 사람이 400마리 넘게 낚았어요.”

“예…? 400마리요?”

나는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예. 쿨러 하나에 조과가 넘쳐서 배에 있던 바구니 몇 개를 가득 채웠거든요.”

배가 포인트에 도착하는 시각이 오후 7시. 한치 낚시는 보통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쉬지 않고 낚싯대를 놀린다면 8시간 동안 낚시를 할 수 있다. 400마리를 낚았다는 건 1시간 평균 조과가 50마리라는 얘긴데, 이건 거의 1분에 한 마리씩 올라왔다는 소리다.

김상훈 월간낚시21 객원기자가 막 낚아낸 한치를 들어 보인다.

한치 낚시는 한 사람이 평균 2대의 낚싯대를 운용한다. 추 역할을 겸하는 메탈 소재의 에기 위에 2~3개의 슷테를 단다. 따라서 한치 떼가 머물러 있는 수심층에 내 채비 수심을 잘 맞추면 한 번에 2~3마리씩 낚는 게 가능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루 400마리 조과는 가히 기록적이다.

“1타 6피, 한 번에 6마리씩 낚아 올렸어요. 그날은….”

수심 10~20m 층에 한치 떼가 몰렸기에 그날은 채비 회전이 빨랐다는 게 박 선장의 증언이다.

 

깊은 수심층에 머물러 있는 어군

 

그러나 이날은 한치 떼가 좀처럼 위로 뜨지 않고 있다. 한 번에 6마리는 고사하고, ‘쌍걸이’조차 드물다. 어쩌다 한 마리씩 올라오는 한치는 죄다 수심 65m 전후에서 들어오는 입질이다. 심지어 80m 수심층에서도 낚여올라오는 게 있다. 이날 뉴금강호가 자리 잡은 포인트의 바닥까지 수심은 86m. 그렇다면 오늘 한치들은 거의 바닥권까지 내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면 한치 낚시는 쉬 피로해진다. 깊은 수심층에서 한 마리씩 입질이 들어오면 채비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한치 낚시에도 소형 전동릴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광문 씨도 선미에서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한치 입질은 끊어지는 듯하다가도 다시 이어지면서 꾼들을 ‘희망 고문’했다. 한 번에 마릿수 입질이 왕창 들어온다면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을 텐데, 오늘 한치 떼들은 꾼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다.

 

한 치(寸) 앞을 모르는 게 ‘한치 조황’

 

이제 시곗바늘은 자정으로 달리고 있다. 그래도 꾼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아직 단 한 번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배은정 씨도 갑판 왼쪽에서 쉴 새 없이 두 대의 낚싯대를 흔든다.

“왔네, 왔어. 입질이잖아~!”

옆에서 배은정 씨의 낚시를 도와주던 이상훈 씨가 먼저 입질을 읽었다.

그 소리에 놀란 배은정 씨, 얼떨결에 챔질을 한다.

김상훈 씨(오른쪽)가 배은정 씨의 조과를 갈무리해주고 있다.

천천히 침착하게 릴링을 하는 배은정 씨, 드디어 자신의 첫 한치를 갑판 위에서 확인한다. 그제야 얼굴이 환하게 펴지는 은정 씨. 그리고 바로 내린 채비에 다시 입지를 받는다. 이번에는 좀 전 것보다 더 묵직하다. 한눈에도 낚싯대 휨새가 다르다.

“씨알이 아주 큰 놈이거나 두 마리가 동시에 걸린 걸 겁니다.”

이상훈 씨의 말대로 배은정 씨는 이번에 한치 두 마리를 한 번에 걸어 올린다. 지금까지의 부진을 단숨에 만회한 배은정 씨. 이후 씨알 좋은 한치 한 마리를 더 추가한다.

초반에 고전했던 배은정 씨는 자정 무렵 줄입질을 받았다.

‘한 치(寸) 앞을 모르는 게 한치 조황’이라는 말이 있다. 어제 호황을 보이다가도 오늘은 몰황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흔한 게 한치 낚시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은 낚시꾼에게도 적용된다. 같은 채비로 같은 수심층을 노려도 어떤 사람은 마릿수 입질을 받는가 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입질이 뜸한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낚시꾼들은 한치 낚시를 ‘가장 대표적인 복불복 낚시’라고 말하기도 한다.

올해 한치 시즌은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열렸다. 조황의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2~3년 데이터보다는 올해 상황이 낫다는 게 현지 선장들의 중론이다.

한치 낚시를 위한 장비. 최근에는 소형 전동릴을 많이 쓴다.

지난 5월 초 시작된 남해권의 한치 낚시는 갈치 금어기인 7월 말까지 이어진다. 8월부터는 한치 낚싯배들이 갈치로 그 대상어를 바꾼다. 달착지근한 손맛과 입맛을 즐기는 ‘맛있는 낚시’, 한치낚시 시즌은 아직 진행 중이다.

삼천포항에서 나가는 한치 낚싯배는 오후 3시 출항해서 다음날 새벽 3시에 철수한다. 입항 시각은 오전 7시쯤이며, 선비는 1인 10만 원이다.

 

조황 및 출조 문의 | 사천 스페셜피싱(뉴금강호) 010-4763-5222

 

 

 

 

 

 

 

 

 

 

 

 

 

 

 

 

 

 

 

한치로 즐기는 다양한 요리

 

 

 

① 한치회 & 숙회

한치로 맛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회와 숙회다. 회로 먹을 때는 얇은 껍질(막)을 깨끗이 벗기고 썰어야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몸통은 회로, 다리와 귀 부분은 숙회로 즐기는 게 좋다. 간장 와사비, 혹은 초고추장 소스와 잘 어울린다.

 

 

 

② 한치 튀김

더욱 고소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튀김을 권한다. 가급적이면 몸통을 가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내장을 빼낸 후 동그란 링 형태로 몸통을 썰면 튀긴 후 모양이 살아난다. 튀김옷은 맥주 1컵 + 튀김가루 1.5컵 + 다진 깻잎을 잘 섞어 만든다.

 

 

 

③ 한치 덮밥

간 마늘, 채 썬 양파와 당근을 팬에 넣고 볶다가 한치를 넣고 좀 더 볶는다. 여기에 간장과 고추장, 약간의 설탕을 넣고 달달 볶는다. 불을 끄기 전에 대파을 썰어 넣고 약간의 참기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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